신용등급 AAA 평가

한국기업평가는 부산항만공사(BPA)의 제 31-1, 31-2 회 특수채 신용등급을 AAA로 평가한다고 10일 밝혔다. 부산항만공사는 『항만공사법』에 의거해 2004년 1월 국내 최초의 항만공사로 설립됐다. 에너지, 통신, 도로 등과 더불어 국가정책 수행상의 중요도 측면에서 최상위에 속하는 기초 기간산업을 영위하고 있고, 관계법령에 공사의 공익성과 공공성이 근거화돼 있다. 공사는 국내 최대 교역관문으로 국가 경제에서의 위상이 높은 부산항의 관리운영주체로서, 독점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관계법령에 의거해 항만시설의 귀속, 국·공유재산의 무상대부·전대, 항만시설 임대, 사용료 및 임대료 징수 등이 가능하다.

부산항은 국내 최대 항만으로 총화물 기준 국내 항만물동량의 28.5%(이하 2019 년기준)를 처리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화물의 경우 여타 항만을 압도하는 물동량(2,191만TEU; 국내 컨테이너화물의 75.2%)을 처리하고 있고, 글로벌 컨테이너항만 순위 6위에 위치하고 있어 사업지위가 매우 우수하다.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요 선사들을 유치하면서 2017년 이후 컨테이너 물동량은 4.0%(3개년 연평균)의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2019 년에는 글로벌 해운수요 위축으로 증가율이 1.1%까지 둔화됐다.

공사의 매출은 크게 임대료와 항만시설사용료로 구성된다. 임대료는 부두를 사용하는 부두운영사(TOC; Terminal Operation Company)와 배후부지에 입주한 화주업체로 부터 발생하고 있다. 항만시설사용료는 선박 입출항료, 화물 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으로 해운선사로부터의 수입이다. 2019 년 기준 임대료와 항만시설사용료가 각각 52.2%, 39.2%로 공사 매출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석재판매 수입 등 기타 수입이 나머지 8.6%를 차지한다.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에도 최근 수 년간 매출 성장은 부진하다. 북항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부두들이 점진적으로 폐쇄기능조정되고, 북항 부두운영사들의 경영 실적악화로 임대료를 감면하면서 임대료수입이 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선사 유치로 물동량은 늘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입출항료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항만시설사용료 증가도 둔화됐다.

 
공사는 임대료와 항만시설사용료에 대한 독점적인 징수권을 확보하여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다. 항만사업은 초기 인프라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부담이 있으나, 이후 사업영위에 있어서는 인건비와 유·무형자산상각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추가적인 변동비 투입을 크게 요하지 않는 비용구조를 갖는다. 공사는 낮은 원가 부담으로 매우 우수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상각비 등 비현금비용 비중이 커서 EBITDA 마진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최근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항만시설유지비가 증가하고 있고, 인건비, 지급수수료 등도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현금창출 규모를 초과하는 대규모 항만투자가 진행 중으로, 관련 재원의 상당부분을 외부차입(사채 발행)을 통해 대응하는 현금흐름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지출이 투자부동산의 취득으로 분류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은 대체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내부순현금흐름(ICF)과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차입금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다만, 설립 당시 정부로부터 무상 승계한 부두, 건물, 시설 등 대규모의 항만 자산(3조 1,233억원)을 기반으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9 년말 부채비율은 56.0%, 차입금의존도는 30.2%로 낮은 수준이고, 대부분 회사채로 구성된 차입금의 만기도 장기간에 걸쳐 분산되어 있는 등 공사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북항 재개발 사업이 단계적으로 준공되면서 발생하는 분양수입 인식으로 당분간 매출은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물동량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주력인 임대와 항만시설 사업의 실적 개선여력은 크지 않다. 항만투자 진행 과정에서 항만시설유지비, 인건비 등 비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높은 분양원가율로 분양사업의 이익기여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당분간 이익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코로나 19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됐다.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해운물동량이 크게 위축되는 경우, 당분간 공사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핵심 컨테이너항만의 하나로서 안정적인 수출입, 환적물동량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수익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신항 컨테이너부두 건설, 북항 재개발 등 항만인프라 개발과 관련, 2020년부터 2024 년까지 연평균 5,2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에 있다. 영업현금창출 규모를 초과하는 대규모 투자지출로 차입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투자가 단계적으로 완료되면서 중장기적으로 영업현금흐름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 년 신항 2-5 단계(3 선석) 준공으로 하역능력이 증대되면서 임대료와 사용료 수입이 증대될 것이고, 이후에도 2-6 단계 등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이 진행돼 수익기반이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공사는 정부의 공기업정상화대책에 발맞추어 사업비 조정, 자산 매각, 투자심사 강화 등 적극적인 재무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사는 설립 당시 부산항의 주요 핵심시설에 대해 정부출연을 받은 바 있다. 『항만공사법』에 따르면 정부는 공사에 대해 정부출연, 국·공유재산의 무상대부 등이 가능하며 공사의 사채 및 차입금의 원리금에 대한 상환을 보증할 수 있다. 공사 영위사업에 대한 정부의 수행의지 및 직·간접적인 지원가능성은 최고 수준으로, 이는 공사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기평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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