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해운업체 신용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 부산 신항 전경. 사진 출처:부산항만공사 홈페이지
해운시황은 큰 변화없이 현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며 환경규제로 인한 투자 및 연료비 부담이 선사들의 이익개선을 제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 강교진 수석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경제성장률 및 교역량 증가율은 미중 무역분쟁, 세계 교역위축과 제조업 둔화 등으로 예상 대비 부진한 성장률을 나타냈다. IMF에 따르면 2020년에는 2019년의 기저효과와 신흥국 중심의 제조업 생산 회복으로 성장률이 소폭 회복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신흥국 성장률 회복이 제한될 수 있으며,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경기둔화, 노딜 브렉시트 등의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글로벌 경기는 하방위험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컨테이너선 수급은 수요 부진으로 인해 공급 부담이 소폭 증가하였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아시아-미주 노선 물동량이 역성장을 나타내면서 수요 증가율은 예상치를 하회한 2% 대를 기록하였으며, 선 복 량 증가율은 3.7%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교역량 전망치 를 감안할 때, 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선복량 증가율은 현재 오더북(Orderbook)의 40% 가량인 1백만TEU 내외 의 선박 인도가 이루어지면서 3% 초중반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발주잔고는 전체 선복량의 10% 수준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신규 발주도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상황 및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요 둔화가 전반적인 수급 개선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벌크선 수급은 최근 2~3년 간의 시황 개선에 따라 선박 인도가 늘어난 가운데 무역분쟁 및 중국 경기둔화, 브라질 광산 붕괴에 따른 공급차질, 에너지 산업의 탈탄소화 영향 등으로 3대 벌크화물(철광석, 석탄, 곡물)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수급 상태가 저하됐다. 2020년에는 기저효과로 물동량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중국 조강생산 및 전력소비 증가율 둔화로 회복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상승한 운임 수준에 따라 선박 인수가 늘어나면서 수급 상황은 2017~2018년 대비 저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탱커선은 2013~2015년 대규모 신조 발주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2019년 초까지 시황 침체가 지속됐다. 2019년에도 선박 인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OPEC 감산 및 이란∙베네수엘라 원유수출 제재의 영향으로 물동량 증가가 저조하면서 부진한 수급상태가 지속됐다. 다만 2020년에는 3~4개년간의 공급조절로 완화된 발주잔고의 부담과 수요측면에서 IMO 2020에 따른 가스오일 물동량 증가 가능성, 정제물량 증가 가능성, 미국 산 원유의 장거리 수출 물량 증가 추세 등에 따라 수급이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컨테이너선은 2019년 평균적으로 2018년과 유사한 수준 의 시황이 전개됐다. CCFI(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 기준으로 2019년 평균 825p(+0.7%, YoY), 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 기준 811p(-2.7%, YoY)를 기록했다. 2018년 하반기 미중 무역전쟁 의 관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재고 비축 수요수요가 미주노선의 운임상승을 이끌었으나 2019년들어 운임은 다시 원수준으로 회귀했고 유럽노선은 연말에 소폭 반등했다.

벌크선은 2019년 BDI 기준 1,346p(-0.2%, YoY)를 기록하며 전년과 유사한 운임수준을 나타냈다. 사상 최저의 시황을 기록한 2016년 이후 수년간 공급증가율이 2~3% 대의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운임 회복세가 나타났으나 2019년에는 주력 벌크화물의 저조한 수요 증가율로 인해 시황의 추가 개선은 제한됐다.
탱커선은 공급부담 심화로 2016년년~2019년 초까지 3년간 이익을 내기 어려운 부진한 시황 수준이 유지됐으나 2019년 에는 운임 회복을 시도하는 가운데 하반기 대규모 탱커선단을 운용하고 있는 COSCO에 대한 미국 제제의 영향으로 탱커선 운임이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2019년 VLCC 기준 평균 어닝(Earning)은 USD 41,886/day로 2018년 평균 USD 15,381/day와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2020년 해운 시황은 예상되는 수급변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의 하방위험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수요 측면의 모멘텀이 부재해 업황의 구조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종에 걸쳐 신규 발주가 제한되고 선복량 대비 발주잔고의 비율 이 역사적으로 낮은 국면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 측면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황의 급락 가능성도 낮 은 것으로 판단된다.

컨테이너선은 보호무역주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물동량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점이 시황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 벌크선은 공급조절로 2016년 이후 운임 회복이 이어졌지만 선박 채산성이 증가함에 따라 선박 발주 및 인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2020년에는 업황이 일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탱커선의 경우 2020년 수급 전망은 긍정적인 상태로 업황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COSCO 제재로 인한 운임 급등의 향후 추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 등 중동 정세에 따라 큰 가변성을 보일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한편, 수급 측면의 중요 변수인 신조 발주 동향과 미중 무역분쟁 추이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컨테이너선시장은 2M 주도의 치킨게임식 경쟁구도로 인해 대량의 발주와 선박 대형화 경쟁이 이어져 왔으나 최근에는 시황 회복 지연으로 선대 확충 경쟁은 소강상태에 있다. 그러나 과점선사들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초대형 컨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상태이다. 초대형선 발주는 수치상 나타나는 선복량 증가 효과보다 시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업황회복을 제약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벌크선 시장은 2016년까지 신조발주가 급감했지만 2017년 이후 시황 개선으로 신조발주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적인 발주규모는 크지 않으나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에 당분간 수급 측면에서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탱커선 시장의 경우 2015년 전후의 대량 발주 이후 신조발주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 로 단기적으로 공급측면의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은 해운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 요인이다. 클락슨 통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부과 대상 품목의 물동량은 2017년 글로벌 해상물동량 대비 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물별로 컨테이너나 곡물 등 의 화물은 미중 교역루트의 물동량 비중이 높아 수요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새로운 무역패턴이 생겨나며 선형 ·화물별로 영향이 차별화될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 현 시점에서는 진행 경과와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예측하기 어려운 단계로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비용측면에선 황산화물 배출규제 본격 도입으로 인한 투자부담과 저유황유 사용에 따른 연료비 부담 증가 가 선사들의 이익 개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선사들의 영업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가 및 금리 변동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2020년에도 업계는 규제기준을 충 족하기 위해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친환경 고효율 선박, 스크러버 등에 대한 CAPEX(설비투자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박평형수처리설비 는 2019년 1월 1일 이후 최초 도래하는 정기검사시에 장착해야 하며 통상의 검사기간이 5년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설비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 2020년 1월 1일부로 황산화물 배출규제 가 본격 도입됨에 따라 LNG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신조나 탈황장치인 스크러버 설치가 필요하며 이러한 설비 투자 대신 저유황유 사용을 선택할 경우 기존 선박유보다 가격이 높아 연료비 부담이 가중될 것 으로 예상된다.

2020년 연료유 가격은 선사들의 스크러버 탑재율, 정유사들의 저유황유 설비투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정유사들의 공급능력이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의 선사들이 저유황유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스프레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스크러버 를 많이 장착한 선사들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저유황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선사들의 스크러버 투자가 늘어나고,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투자 도 확대될 전망으로, 선사 및 정유사들의 투자금액을 보상하는 수준에서 스프레드가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운송계약은 COA(Contract of Affreightment), CVC(Consecutive Voyage Charter), 전용선 계약 등을 지칭하며지칭하며, 일반적으로 Full Cargo 보장과 고정 또는 원가보상방식의 운임이 계약 기간 동안 유지되고 변동성이 높은 연료비를 BAF조항 등에 근거해 보전 받기 때문에 계약구조가 견고하다. 해운 시황의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장기계약 사업구조를 갖춘 선사의 경우 시황 노출을 제한함으로써 실적변동성을 통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4개 벌크선사들(SK해운,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폴라리스쉬핑)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은 시황 침체에도 25%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선사별로 장기운송계약 매출 비중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50%를 상회하는 매출이 장기운송계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2020년에도 EBITDA창출능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바탕으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시황침체 지속 으로 과거 대비 낮은 시황에서 체결된 신규계약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각 사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기적 관점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또한, 계약 종료가 임박한 노후선의 경우에는 대체선 투자, 폐선 등의 과정에서 손상차손 인식 등 재무적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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