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수주 모멘텀과 선가 프리미엄 확인

▲ 사진 출처:인천항만공사 공식블로그
한국 조선업계가 친환경 탱커,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가스(Gas)선에서 불어오는 가을 훈풍의 호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김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선박 발주시장은 뜨거운 가을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어온 시기였다. 8월 19일 이후 불거진 LNG-Fuel 탱커의 발주확대 움직임,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재개, Shell과 ExxonMobil 등 Oil Super Major들의 IMO2020 규제와 관련한 투자 확대, 나이지리아 LNG 등 글로벌 상위 천연가스 생산국들의 투자 확정이란 중요한 이슈들이 확인되고 있다.

발주시장에서의 가을 훈풍의 시작점은 8월 19일 삼성중공업의 LNG-Fuel 유조선(Aframax 11.5만톤급) 10척(옵션 5척 별도) 수주와 9월 초 현대중공업의 LNG-Fuel 유조선(VLCC 30만톤급) 10척(옵션 4척 별도)에 대한 LOI(Letter of Intent) 체결이다. 2020년 1월부터 시행될 IMO2020 환경 규제에 발맞춘 친환경 유조선의 수주다.
9월 10일 대만 선사 Evergreen이 23,000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 발주를 확정, 삼성중공업에 6척 발주할 예정임을 공시했다. 이는 Scrubber(탈황설비) 장착을 통해 IMO2020 규제에 대응하는 또 다른 초대형 선박 발주의 재개다.

지난 8월 19일 삼성중공업이 공시한 수주건과 8월 26일 한국조선해양(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공시한 2건의 계약은 모두 Clarksons이 집계한 동형선의 시장가 대비 높은 선가로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탱커 10척은 척당 +1,350만달러(시장가 4,850만달러),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한 LPG선 2척은 척당 +1,090만달러(시장가 7,100만달러), PC선 3척은 척당 +970만달러(시장가 4,850만달러)의 프리미엄을 받은 셈이다.
이는 3건의 수주가 LNG-Fuel, LPG-Fuel, Scrubber를 적용한 친환경 선박이기 때문이다. 연료 변경에 따른 부대설비의 가격 증가요인(DF Engine, 가스공급장치, 연료탱크, 배관 등)과 Scrubber 장착에 따른 비용증가를 동일하게 비교하긴 어렵지만, 친환경 선박이 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삼성중공업이 8월 19일 공시한 Aframax 탱커 10척의 발주처는 장금상선이며, LNG-Fuel을 사용하는 DF Engine(Dual-fuel)이 적용되 면서 동형선 시장가 대비 27.8% 높은 선가에 수주했다. TradeWinds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Super Major인 Shell과 용선계약을 체결해 발주했고 추가로 5척의 옵션분도 별도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NG-Fuel 적용에 따른 총 소요비용을 척당 1천만달러로 가정해도 척당 6,200만달러의 수주 가격은 시장가 대비 5% 이 상 상승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8월 26일 공시한 2건의 수주는 LPG-Fuel을 사용하는 Dual-fuel LPG선 2척과 Scrubber를 장착한 PC선 3척이다. LPG선의 척당 수주 선가는 8,190만달러, PC선의 수주 선가는 5,820만달러다. 삼성중공업의 수주 선박과 마찬 가지로 기존 선박대비 친환경 신규사양이 추가되면서 시장가를 크게 상회하는 선가로 계약을 체결했다. 

11.5만톤 Aframax 탱커의 신조선가는 2019년 내내 변화가 없었으며, 탱커선가지 수도 보합이 장기화되고 있었다. 8.1만CBM LPG선의 신조선가는 2018년 하반기부 터 현재까지 보합이며, Clarksons 가스선가지수는 연초대비 0.6% 상승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이번 3건의 수주로 환경규제에 대비한 친환경 사양 선박의 가격은 동형선 보다 프리미엄이 부여된다는 점은 재확인됐다.

8월 13일 대만 Evergreen(EMC, Code 2603)은 자회사(EGH)를 통해 4~5척의 2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용선과 5~6척의 2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신조발주(GMS)를 결정했음을 7개 공시로 발표했다. 이어 9월 10일에는 23,000TEU 컨테이너선 6척을 계열사 GMS(Greencompass Marine)가 척당 1.4~1.6억달러 선가로 삼성중공업에 4척, 중국 Hudong-Zhonghua에 2척을 총 8.4~9.6억달러에 발주함을 확정 공시했다.
또 23,000TEU 2척을 중국 Jiangnan Shipyard에 같은 조건으로 자회사 EGH(Evergreen Hongkong)가 발주함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8월 13일 4~5척의 23,000TEU 컨테이너선 용선계약을 신조로 대체함을 의미한다. 동시에 Evergreen(대만 본사)은 23,000TEU 컨테이너선 2척을 삼성중공업에 건조계약을 체결할 예정임을 공시했다. 

지난 8월 TradeWinds를 통해 알려진 내용은 대만 Evergreen이 선대확충을 위해 23,000TEU급 극초대형컨테이너선 11척을 발주할 예정이며 6척은 신조발주, 5척은 용선계약으로 확보할 계획이었다. 6척의 신조발주는 삼성중공업, 5척의 용선발주는 일본 선주사인 Shoei Kisen을 통해 일본 Imabari조선이 건조할 예정으로 알려져 왔다.

대만증권거래소의 10일자 공시 3건을 요약하면 Evergreen은 관계사 GMS를 통 해 6척의 신조발주를 진행(삼성 4척, 중국 후동중화 2척)하고 자회사 EGH(홍콩 법인)와 본사(대만 Evergreen)가 각 2척의 23,000TEU 컨테이너선 신조선 발주 (삼성 2척, 중국 장난조선 2척)를 진행한다. 즉, 용선으로 확보하려던 5척을 4척 신조발주로 전환하여 총 10척의 23,000TEU급 극초대형컨테이너선을 발주한다.
척당 선가는 1.4~1.6억달러로 Evergreen의 IMO2020 대응전략을 감안하면 스크러버를 탑재한 선박으로 추정된다. 실 계약가는 삼성중공업의 확정공시를 통해 확인되겠지만, 1) 1조원 이상의 대형 수주에 성공, 2) 목표 달성에 순항함을 재 확인, 3) 반복건조에 따른 Series Effect 극대화, 4) 2022년 Dock Slot 감소에 따 른 선가상승 기대감 형성에 매우 긍정적인 뉴스다. 선가에 대한 수익성 논란은 현 시점에서 Main이 될 수 없다. 달러 신조선가의 상승세는 기대보다 분명 더디지만, 반복건조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대규모 수주는 수익성 회복에 긍정적이다.

원화약세를 감안한 원화환산선가는 이미 연초대비 8~10% 상승한 수준이며, LNG-Fuel을 사용하는 Dual-Fuel Engine이 적용된 상선건조는 이제 개화단계 다. 상반기 동결되었던 후판가격도 최근 일본∙중국産 후판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철광석 가격 급등세도 꺾인 상황에서는 추가적인 인상은 제한적이다.
중요한 점은 4년여간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건조능력이 2013년 Peak 대비 30~35% 감축된 상황에서 수주 회복에 따른 매출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 는 효과가 Bottom-out 시기에는 더 크다는 사실이다. 동일 선가로 10척이 발주 된다면 가격압박의 우려가 존재할 수는 있다. 확정 선가를 확인해야 되나, 선가를 1.4~1.6억달러 범위로 공시했다는 점에서, 사양별 가격변동은 존재한다고 본다. 초기 예상했던 일본 업계가 배제된 점은 의미가 있다. 대만선사 Evergreen이 OOCL, COSCO, CMA-CGM 등 親중국 선사들과 Ocean Alliance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의 6척 수주는 국내 업계의 경쟁력을 재입증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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