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운임지수 5년 반만에 최고치 기록

▲ 사진 출처:유진투자증권
경기 하방 압력으로 수요에 대한 우려가 경기민감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5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지표들이 있다. 바로 벌크선운임지수(BDI)와 철광석이다. 이 시장은 공급 요인을 수반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철강 시황이라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는 만큼 총체적인 그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최근 벌크선운임지수(BDI)가 1,800p을 돌파하였다. 2018년 고점이었던 1,774p를 상회하며 5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연중 1,000p 이상에서 움직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초 BDI는 600p까지 급락했던 터라 최근 가파른 회복세가 보다 유의미해 보인다.

배경으로는 우선 드라이벌크 최대 화물인 철광석 물동량에 대한 회복 기대감을 들 수 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철광석 광산업체인 브라질 Vale의 광미 댐 붕괴 사고가 있었다. 이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기타 광구들의 조업 중단이 이루어지며 최대 생산차질 가능 규모가 연산 9,300만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6.3%에 해당하며 전체 드라이벌크 물동량의 1.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Vale의 조업차질로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은 6월에도 전년동기비 16.7%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다만 6월 20일 Vale는 댐 붕괴 사고 이후 조업 중단되었던 Brucutu 광구(브라질 남동부 광업지구 내 최대 광산)의 조업이 72시간 내 재개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7월부터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왔다. 이 기대는 4월 중순 이후 12주 연속 감소세를 보여온 중국의 철광석 항구재고가 7월 첫째 주 소폭 반등한 것으로 확인되며 본격화됐다.

브라질 철광석 생산의 경우 Brucutu 조업 정상화가 이루어질 경우 연산 3,000만톤(전 세계 철광석 물동량의 2%, 드라이벌크 물동량의 0.6% 수준) 규모가 회복된다. 이미 연산 1,000만톤 가량은 생산이 재개된 상태였기 때문에 하반기 회복 가능한 물동량은 연산 2,000만톤 수준이다.
다만 Brucutu 조업 재개 직후 호주의 Rio Tinto가 주요 광구의 조업 차질을 이유로 올해 철광석 생산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기존 3.33~3.43억톤 -> 3.2~3.3억톤)하였기 때문에 회복 예상 규모에서 1,300만톤 가량을 차감하게 된다. 예상치 않던 호주 광산업체의 조업 차질이 장기화된다면 연내 실질적인 철광석 공급 회복량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BDI는 물동량이 바닥을 지나 회복 구간에 진입하고 있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철광석 공급량은 지속 성장할 것이다. Vale는 조업 중단된 나머지 6,300만톤 광구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안정적인 Dry processing 광구이자 가장 최근에 개발한 S11D의 생산능력을 현재 9,000만톤에서 1.5억톤으로 향후 10년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도 하다. 즉, 4억톤 생산체제라는 발레(Vale)의 목표는 지연(올해 생산 가이던스 3.07~3.32억톤으로 하향 조정)된 것일 뿐이다.
올해 호주 광산업체들의 생산 가이던스 하향 조정 역시 일시적 조업차질 이슈이거나 가격 지지를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보여진다.

철광석 물동량에 대해 또 한가지 고민해야 할 요인은 수요이다. 철광석의 최대 수입처인 중국의 수입은 공급 차질이 있기도 전인 2018년부터 역성장(-1.0%yoy)하였고 이에 글로벌 철광석 물동량 증가가 0.2%에 그치고 있었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기존에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저급 철강재(띠티아오강) 생산설비가 완전 폐쇄된 후 전기로로 대체돼 유입된 생산량이 포함된 효과가 있다. 다만 2018년 전기로를 이용한 조강 생산량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고로 조강 생산량도 전년동기비 8.8%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로 증설이 있었지만 여전히 중국의 전기로 조강 생산 비중은 10% 초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중국의 철광석 수요 자체는 매우 견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2017년을 고점으로 둔화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철광석 공급량이 축소됐다. 중국 자체 철광석 생산량 역시 2018년 급감(-37.9%yoy)하였기 때문이다. 이 배경은 환경 규제였다는 판단이다. 시황 호조로 조강 생산은 급증하고 있었으나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로 감산 명령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였다. 이 가운데 높은 원재료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데에 부담이 컸을 것이다. 중국의 자체 철광석 생산 역시 품위가 낮고 환경 오염 유발이 크다는 이유로 광산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 계획이 알려진 후에 급감한 것이었다.
결국 중국의 견조한 철광석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조정되면서 중국 내 초과 공급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이는 철광석 항구재고에도 반영되어 월 수요량 150%에 육박하던 재고 레벨이 최근에는 100% 수준으로 안정화되고 있다. 즉, 재고 소진은 마무리 구간에 근접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같이 광산업계의 철광석 공급 여력과 중국의 재고 조정을 감안할 때 올해 전세계 드라이벌크 물동량 증가율의 가파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 최근 Clarksons이 전망한 2019년 드라이벌크 물동량 증가율은 1.3%yoy였으며 이는 철광석 물동량 -1.8%를 전제로 하고 있다. 다만 향후 2~3년을 바라본다면 철광석의 공급 여력은 회복될 것이고 수요는 재고 소진을 마무리한 중국의 수입으로견조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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