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얼라이언스, 20척 초대형선 보유 현대상선 평가 주목

▲ 사진 제공:현대상선
최근 현대상선은 세계 3대 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정식 가입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6월 19일 대만에서 있었던 계약 체결식에서 세계 3대 동맹 중 하나인 THE Alliance에 정식으로 가입했다고 발표했다.
정식 회원으로서 활동이 개시되는 날짜는 2020년 4월 1일부터이며 이후 계약 존속 기간은 2030년까지 10년간이다.
해운동맹 가입으로 동사의 사업 운영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현재 상태의 불완전한 동맹가입에서 벗어나 정식 회원으로 활동하게 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과감하게 투자된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의 효과적 활용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전망돼 투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최대 원양 정기선사인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은 2017년을 전후한 동맹재편에서 소외돼 불안정한 사업을 영위해 온 동사의 사업실적이 개선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맹재편이 동사의 경쟁력 제고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후 국적 원양선사의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과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밝혔다. 양종서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세계 정기선 해운시장의 해운동맹 재편이 있었으며 현재의 3대 동맹체제가 형성됐다.
 

지난 2016년 기존 해운동맹의 계약만료 시점이 도래하고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며 대형 선사들의 전략 변화로 해운동맹이 재편됐다. 기존 양대 동맹인 CKYHE(COSCO, K-Line, Yangming, 한진해운, Evergreen)와 G6(Hapag-Lloyd, OOCL, APL, NYK, MOL, 현대상선)가 해체되고, 기존 독립체제를 유지하던 1~3위 Maersk, MSC, CMA-CGM까지 새로운 동맹 구성에 나서며 현재의 3대 동맹으로 재편됐다.
우선 세계 1, 2위 선사의 연합체인 2M이 결성돼 경쟁을 심화시켰다. 이후 당시 3위였던 프랑스 CMA-CGM이 싱가포르 APL을 인수하고 중국의 양대 선사가 합병된 국영 COSCO와 연합했고, 대만 Evergreen과 홍콩 OOCL이 합류하며 프랑스와 범중화권 연합체인 Ocean Alliance가 결성됐다. 동맹 결성 이후 COSCO가 OOCL을 인수했다.

다음으로 5위 Hapag-Lloyd와 8위 한진해운이 연합해 동맹재편에서 소외된 일본 3개 선사 및 대만 양밍과 함께 THE Alliance를 결성했다. 3대 동맹 중 가장 규모가 작았으며 이마저도 한진해운이 퇴출되며 동맹이 어려움을 겪었다.
한진해운 퇴출 이후 일본 선사들(NYK, MOL, K-Line)의 연합체인 ONE이 출범했고 대형 선박을 발주하며 한진해운의 공백을 메우는 노력이 있었다. 이러한 과정으로 형성된 3대 동맹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3대 동맹 형성과정에서 현대상선은 동맹가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불완전한 관계로 2M에 뒤늦게 합류했다.
당시 경영상 어려움뿐 아니라 한진해운의 퇴출로 인한 한국 해운업계 전체의 신뢰 하락으로 동사는 동맹가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재편에서 소외됐다.
2M과 가입협상을 이어갔으나 2M은 선복을 공유하는 동맹의 정식회원이 아닌 필요시 선복을 매입이나 교환할 수 있는 전략적 제휴협력을 위한 불완전한 회원으로 받아들였으며 동맹재편이 이미 완료된 2016년 12월에야 확정됐다.
2M은 운영선복 규모에서 3대 동맹 중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THE Alliance는 가장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아시아-미주 노선에 비교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운영선복(TEU) 기준으로 2M 33.2%(현대상선 제외), Ocean Alliance 29.8%, THE Alliance 16.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대 주요 노선인 동아시아-유럽 노선의 경우 2019년 5월 현재 2M과 Ocean Alliance의 선복이 각각 37%씩을 차지하고 THE Alliance는 25%를 차지했다.
동아시아-북미 노선의 경우는 Ocean Alliance 38%, THE Alliance 25%, 2M이 18%를 차지해 THE Alliance는 상대적으로 미주 노선에 강한 반면 유럽 노선에 약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동맹 가입 배경을 보자.  현대상선은 최근 2020년으로 예상되는 동맹재편에 대비해 3개 동맹 모두에 가입을 타진했으며 가장 규모가 작은 THE Alliance와 상호 이익에 부합하며 가입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동사는 2020년으로 예상되는 동맹재편에 대비해 금년 상반기부터 각 동맹에 가입 가능성을 타진하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중 2016년 동맹재편에서 가장 늦게 작은 규모로 결성된 THE Alliance와 상호 보완성에 의한 이해관계 충족으로 3개 동맹 중 가장 좋은 조건으로 회원가입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사의 THE Alliance 가입에는 지난해 발주한 초대형선들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THE Alliance는 초대형선 보유에 있어 절대적인 부족상태에 있으며, 이는 유럽노선 약세의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노선의 경우 미주 노선에 비해 운임약세가 지속돼 효율성에 의한 경쟁이 중요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초대형선들이 유럽노선에 집중 투입되고 있다.
1만5,000TEU급 이상 선박의 경우 파나마운하 통과가 불가하므로 미서안 노선까지 운항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유럽노선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2019년 6월 1일 기준으로 THE Alliance의 1만8,000TEU 이상급 선박 운영척수는 타 동맹의 약 1/3~1/4 수준이며 1만5,200~1만8,000TEU급 미만 선박은 단 한척도 없다.

THE Alliance의 경우 현재 운영되는 초대형선도 부족할 뿐 아니라 발주잔량도 전혀 없어 현대상선의 2020~2021년 인도 예정인 1만5,000TEU급 8척, 2만3,000TEU급 12척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동맹가입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노선 등 서비스 강화를 위해 초대형선의 필요성이 시급하나 투자된 자산이 없는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20척의 발주잔량은 THE Alliance에 있어 전략적 서비스 강화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자산일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타 동맹은 각각 10척 이상의 20,000TEU 이상급 인도예정 물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 현대상선은 이를 보완할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해운재건 정책과 수출입은해을 포함한 국내 금융권의 여신지원으로 발주된 초대형 선박은 현대상선의 동맹가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해운동맹 가입은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의 영위가 가능하며 투자된 선박들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동맹 내에서의 활동은 단독 운항사에 비해 관리비용의 절감이 가능하고 무리한 운항의 필요성이 낮아짐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동맹 파트너들의 지원하에 투자된 선박들이 잘 계획된 서비스 노선에 배치됨으로써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현대상선의 사업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지난 해 초대형선 발주 시, 향후 동맹가입이 어려워질 경우 투자된 자산이 오히려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으나 금번 동맹가입으로 이러한 위험을 크게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그 동안 어렵게 유지돼 온 동사의 사업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금년 초까지도 2020년 해운동맹의 재편이 일어나고 재구성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동맹들의 계약연장 합의로 재편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Ocean Alliance가 5년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함에 따라 2027년까지 존속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가입한 THE Alliance도 2030년까지 회원간 동맹계약이 연장됐다. 타 해운동맹의 연장으로 2M도 새로운 동맹파트너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현재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M&A 이슈들이 남아있으나 대형사들이 대부분 동맹체제 내에서 입지가 안정화됨에 따라 대규모의 인수합병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사들이 지역 역내 시장 진출확장을 꾀함에 따라 대형사와 독립 중소형사들의 M&A 가능성은 남아있으나 동맹체제를 흔들 수 있는 이슈는 아니다.
현대상선이 3대 동맹에 가입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나 모든 위험이 해소된 것은 아니며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운영 선복량 기준 세계 9위까지로 구성된 3대 동맹체에 9위인 현대상선이 자리 잡음으로써 마지막 동맹가입에 성공한 것은 원양선사로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현재 운영선복량(43만TEU)은 Hapag-Lloyd(170만TEU), ONE(154만TEU), 양밍(65만TEU) 등 타 회원사보다 작은 규모이며 현재 건조중인 선박이 모두 인도돼도 약 80만TEU에 그친다.
이러한 규모로 동맹 내에서 단시간 내에 급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우선, 성장보다는 동맹사들과 협력해 우량한 서비스 노선을 개발하고 소석률을 높이는 등 내실을 다지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이러한 영업력 강화를 통해 사업실적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환경규제, 스마트화 등 급변하는 선박시장 환경을 연구하며 선박투자 전략개발을 통한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규제 강화로 향후 선박의 탄소배출권 거래제까지 논의되고 있는 만큼 연료의 선택과 운영전략, 어떠한 시기에 어떠한 기술적 사양의 선박에 투자하는 지 여부에 따라 선사의 경쟁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로서 이러한 환경은 위기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만큼 따라가는 태도보다 조선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연구하고 앞서서 판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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