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정적 입장..저질 연료유 문제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

 
IMO(국제해사기구) 2020의 시행으로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유의 양은 증가하지 않지만 황 함유량을 낮추기 위해 정제유의 사용 비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연료유가가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선박 연료유가에 그치지 않고 원유부터 휘발유까지 석유 전제품의 상승을 초래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는 지적이다. 이의 근거로는 정제설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황 함유량이 낮은 경질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 경질유가격이 상승하고 그것이 전반적인 원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또 저유황 연료유 공급 중 상당부분이 정제유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정제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 등을 들고 있다. 실제 Alphatanker는 2019년 기간 중 MGO의 가격이 약 3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물가상승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IMO 2020의 시행에 따른 해상연료 유가 상승이 도로와 철도운송으로 파급돼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 미국이 IMO 2020의 시행에 대한 반대입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적어도 2020년대 중반까지는 미국이 저유황유를 공급할 주요 공급원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황산화물 규제로 한몫 잡으려는 미국 내 정유업계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어 실제 결과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
IMO에서는 미국과 몇몇 중요 기국(flag state)이 금년 MEPC에서 ‘경험구축단계(experience building phase)’의 필요성을 다시 거론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저유황유공급을 비롯한 모든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황 산화물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강제성을 완화하자는 의견이다.

ECA(배출통제구역) 지역에서 저유황유를 사용하던 선박의 엔진에 문제가 생겼던 여러 사례들을 차치하고라도 작년 봄 휴스턴에서 연료유를 공급받은 약 100척의 선박에서 운항 상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큰 이슈가 됐다. 황 함유량을 기준에 맞추더라도 스타이렌, 페놀, 플라스틱화합물 등 검증되지 않은 화학물질이 혼합됨으로써 선박엔진의 고장과 선원의 건강에 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것은 중요한 해결과제이다. 또 각기 다른 지역에서 공급된 이종 연료유의 호환성 문제도 규제 실행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할 꼬투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SO 8217 Working Group은 아직도 작업 중이며 금년 말에나 마무리를 지을 수 있다고 것이다. 결과적으로 연료유의 품질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경험구축단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IMO가 연기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절대다수의 국가가 찬성을 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기 가능성은 낮으나 시행 초기의 혼란과 그에 따른 특별조치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KMI 윤희성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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