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목표下 KSP 선사에 외부 컨설팅 요구..공사측 "긍정적 의미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조규열 해양보증본부장의 한마디에 국적컨테이너선사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조 본부장이 지난주와 이번주 월요일 현대상선 등 6개사 관계자들과 회합을 갖고 외부 컨설팅을 받도록 권유(?)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금요일 某 조찬회가 끝난뒤 조 본부장이 6개사 임원들(이중에는 대표도 일부 포함됨)을 불러 통합 등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면서 한국해운연합이 자체 지정한 컨설팅 기관을 통해 외부 컨설팅을 받도록  요구해  국적 컨테이너선업계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물론 조 본부장의 이같은 행보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권위적인(?)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침체된 시황에다 구조조정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는  시점에서 민감해져 있는 국적컨테이너선사들에겐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이 발표되고 한국해운연합(KSP)이 출범되면서 선사간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부문 통합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됐다. 이와관련 장금상선과 흥아해운 최고경영자가 컨테이너선 사업부문 통합에 합의하고 TFT를 구성,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나서고 있다. 회계법인을 선정해 면밀한 부분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외 해운업계의 이목은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것. 또 내년 3월 통합과 관련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7월 1일 통합사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발표한 상태이기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통합 시책과 관련, 해양수산부는 자신들이 직접 나서는 것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여타 선사들의 통합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운 재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양진흥공사가 하는 만큼 한국해운연합 소속 선사들은 이번 조규열 본부장의 한마디에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돈 줄을 쥔" 해양진흥공사가 컨설팅을 받도록 요구한 상황에서 이를 거부할 시 어떠한 불이익이 불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 본부장은 “외부 컨설팅 요청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독자적인 행동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해양진흥공사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오해 소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운 재건과 관련해 현재 원양, 근해선사 국적선사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 지 여부를 가가릴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했고, 이에  한국해운연합 소속 선사들의 자가 진단을 위한 컨설팅 방안이 제기됐던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조규열 본부장은 수출입은행 출신으로 한국해양보증보험 사장을 역임했다. 금융인 출신으로 해운산업에 대해 얼마나 숙지하고 있고 현안문제에 대해 얼마나 해결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해운산업 당면과제들을 산업적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데, 혹 한진해운 사태와 같이 금융논리로 해석해 지원 정책을 펴 나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나 해양수산부가 한국해운연합 소속 선사들인 국적 근해선사들의 특수성과 강력한 오노쉽 경영체제에 대해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 해운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물론 현 아시아역내항로가 선복과잉 등으로 운임이 채산성을 훨씬 밑돌고 있고 철옹성 같았던 한일항로도 일본 중핵 3사 통합사인 'ONE'의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등 과거와 같은 보수적인 항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편으론 인트라 아시아 운항 국적선사들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서도 합병을 못한 것은 양사의 오너체제에 대한 특수성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해운연합 소속 선사 관계자들은 차선책으로 강력한 결속력을 가진 컨소시엄 출범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과 같은 통합 형태가 아닌 다른 형태의 강력한 컨소시엄을 요망하고 있는 것.
국적 근해선사들은 인위적인 것이 아닌 선사 각사의 경영전략이 존중되고  더 나아가 시장논리에 의해 구조조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1984년 해운산업합리화 때와 같은 관치 행정식의 밀어붙이기로 해운시장의 판세를 뒤집으려 하면 안된다는 것이 해운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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