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연기돼도 선주들 규제대응 속도 못 낮춰

 
환경규제가 연기돼도 선주들의 규제대응 속도는 못 낮추고  규제 시행 시점 연기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834척 중 605척이 채택됐다는 분석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연초부터 최근까지 발주된 신조선 선박은 총 834척이다. 개별 선종 기준으로가장 많은 개체수가 발주된 선박은 벌크선으로 총 192척 발주되었다. 벌크선박 단일선종 개체수가 11,000척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척수 기준으로 전체 선박 대비 2%도 발주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 단순 발주량 기준으로 버블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케미컬 및 탱커가 153척, 컨테이너가 166척 발주되었고, LNG, LPG 및 관련선의 발주량 합이 90척 가까이 될 정도로 주요 선종의 발주가 두드러졌다.

잡선이 아닌 주력선종 위주로 발주가 이루어지니 중대형선의 발주 비중이 높아 국내 조선업체들의 수주 활동이 더 활발했다. 9월 누적 기준 2017년과 2018년을 글로벌과 한국으로 구별하여 비교해 보면 이와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세계 시장이 수주량이 척수 기준으로 2.2% 증가한 반면, 한국은 39.5% 증가했다. CGT 기준으로 전세계 수주량이 12.9% 증가한 반면, 한국은 동일 기간 동안 70.5%나 늘어났다. 살아남아 있는 한국의 주력조선업체들의 수주량 반전은 확실히 보여주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IMO 선박 환경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 원한다는보도가 있었으며, 이후 조선 관련 기업의 주가도 조정 받았다. 하지만 해당 이슈로 주가가 조정 받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는 거의 없다. 규제 시행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시장참여자들의 대응속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실제로 2017년 9월에 시행되려다가 2019년 9월로 시행시기가 늦춰진 선박평형수처리장치(Ballast Water Management System) 장착 규제에 대해서 이전보다 대응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2018년 발주된 신조선 선박 834척 중 무려 605척의 선박이 신조 단계부터 BWTS를 장착하기로 결정하여 발주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규제 시행시기가 연기되는 것이 확정된 이후에 오히려 규제 대응을 빨리 하는 모습이다.

황산화물 저감규제가 연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규제 시행시기가 연기되는 것 자체는 절대 리스크 요인이 아니다. 규제 시행시기가 연기된다고 하더라도, 부품을 갖춰서 신조선 발주를 하거나, 중고선박을 규제에 맞게 수리하는 시장은 규제 시행시기에 맞춰 쉬어가지 않는다.

선주들이 친환경규제에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3/4의 선주가 발주를 하면서 BWTS를 장착하고, 대형선박의 경우 디폴트 옵션으로 적용되어 있을 정도이다.
연료의 연소작용이 많이 일어나 배기가스 배출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선박 중 1만TEU 이상에서는 무려 75%의 선박이 선박을 새로 지을 때부터 스크러버를 장착하기로 했다.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실질 발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 해석했던 LNG 추진선박의 범위도 확대 적용 중이다. 먼저 LNG선 중 이중연료(Duel Fuel) 추진엔진을 장착하는 비율이 60%로 과반을 넘고 있으며, LNG 선박이 아닌데도 LNG 추진탱크를 장차하는 선박은 17척이나 된다. 2000년 이후 19년 가까운 시간 동안 LNG 추진선이 136척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non-LNG 선박의 LNG 연료추진 채택율은 많이 높아졌다. 건조 중 LNG 추진엔진으로 스펙을 변화 줄 수 있는 일반상선도 10척이나 된다. 이 모든 사양의 선박은 앞으로 나올 선박들 총량대비가 아니라 단지 2018년에 발주된 선박들 중 해당되는 부분이다.

지난 9월 17일 신영증권에서 발간한 “살아남은 자들의 잔치를 시작하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세계에는 무려 9만척이 넘는 선박이 있고, 이중 척수 기준으로 46.5%, 톤수 기준으로 15.6%는 노후선이다. 환경규제 강화 이후 규정을 벗어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된 선박(스크러버 장착선, LNG 추진선박)은 2020년까지 4천척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규제에 대응 가능한 친환경 선박을 만들고 해당 선박이 쌓이게 된다면 발생하지 않는 수요이지만, 현재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선박은 2020년 이후 운항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선령 10년 범위 안에 해당하는 선박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양을 갖추기 위한 A/S 시장이 집중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선박 기준으로 2만척, 일반 화물선 기준으로는 1만척이 A/S 수요 후보군이다. 소형선을 제외하고, 화물선만 포함한다고 해도 최소 5천척 가량의 수요가 있다. 전세계 수리조선 능력이 500척 내외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제한적인 기간 내에 수리를 원하는 물량에 따른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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