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 가격 톤당 400달러 상승시 새 배 1척값도 벌어

 
환경규제와 관련, 저유황유 가격폭등 길목 지키는 VLCC란 표현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전세계에는 총 9만 4,709척의 선박이 있고, 이 중 화물을 나르는 상선은 5만 4,914척이 존재한다. 신조 선박이 1년에 3,087척 인도됐던 2010년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배가 인도된 해이기도 하다. 그 뒤로 전세계 조선소의 신조선 건조능력이 축소돼 연간 1,500~1,800척 정도 선박이 매년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기존 선박을 수리하는 수리조선소의 수리능력도 500척 내외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존의 방법과 다른 방식의 추진방법을 갖출 배는 2020년까지 2,000~3,000척 사이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현재 스크러버가 장착된 선박은 1,500척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까지 빠른 속도로 준비해도 스크러버 장착선은 2,500척을 넘지 못할 것이다. LNG 추진선의 상황은 더한데, 2018년 8월 초 기준으로 전세계 125척의 LNG 추진선이 있고, 136척의 수주잔량이 있다. 아무리 큰 변화를 모색하려고 해도 2020년 규제 개시 시점에 5만척 이상의 선박이 해당 시점까지 현상태를 유지하고, 저황유를 소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문에 대한 대응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선종이 있다. 바로 VLCC이다. 현재도 고유황유 대비 저유황유의 가격이 50% 이상 높지만, 실질 사용량 증가 시기에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대비해 저장(long-term storage)을 목적으로 하는 VLCC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VLCC는 전세계적으로 728척 존재한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1987년 2차 오일쇼크를 차례로 견뎌내며 무섭게 선대가 늘어났던 시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많다. 하지만 과거와 최근의 선대 보충에서 크게 다른 점이 있다. VLCC의 어닝이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내용연수가 오래 된 VLCC를 저유황유의 저장 용도로 활용하고, 저유황유의 가격이 상승한 뒤 되팔기 위한 수요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는 까닭이다.
30만톤의 저유황유를 1톤당 400달러의 차이로 되팔게 되면 1척의 선박에서 오일 매매 차액을 1억 2천만달러 얻을 수 있다. 선박을 1년간 빌리거나(용선료 785만달러), 선령 15년 이상의 선박을 중고 구매(2,500만 달러) 하더라도 충분히 신조선박 1척(9천만달러) 가까운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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