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한 ‘보수적인’ 일본선사의 전략적 대응

 
디지털화를 통한 효율의 개선, 친환경 정책의 주도적 실현을 꾀하고 있는 일본 중핵선사 NYK의 경영전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MI 윤희성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에 따르면 지금까지 일본의 대형 선사들은 경영전략의 측면에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박의 확보나 선박금융, 화물의 확보 등에서 폐쇄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성과의 변동성을 줄여왔으며,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측면에서도 선도적이라기보다는 검증된 기술을 빠르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NYK의 경우 연초에 디지털화와 친환경을 경영전략으로 천명하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NYK의 대응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 선사의 대응을 점검하는 계기로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NYK는 디지털화를 통해 선대의 운영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자산 의존도도 줄여 자본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사는 선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개방형 선박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이미 130여 척의 선대에 설치했으며 싱가포르에 Symphony라는 IT회사를 설립, 범용 해사·물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또 모노하코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여 환경 및 디지털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NYK는 이러한 전략의 실행으로 얻어지는 운영효율이 최소한 연간 1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친환경 지속가능 프로젝트의 추진을 위해 해운업계 최초로 100억엔의 Green Bond를 발행했다. Green Bond는 기후나 환경 프로젝트에 자금 사용을 전제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Climate Bond로도 알려져 있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그에 기초한 환경규제의 추세를 볼 때 ‘친환경’정책의 실현을 통한 기업이미지의 제고는 경쟁우위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NYK는 순수한 해운에서 물류나 투자 쪽으로 사업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에 유센 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자동차물류를 확대했으며 에너지 자원의 시추, 생산·저장, 셔틀탱커, 액화, 재기화(regasification) 등에 대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중 특히 물류사업의 확대는 장기적으로 수송수단(선박) 운영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쪽으로 변화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형 선사의 전략 변화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서도 우리 해운업의 방향성과 경쟁우위요소를 점검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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