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와 해운업계, 철강업계를 통해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선사들이 선박의 인도시기를 지연시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상은 Second tier yard들이며 현대중공업과 같은 Top tier yard에서는 인도지연 요청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지연 이유를 보면 우선 벌크선 수주잔고를 탱커로 전환시키는 수요가 있으며 주로 중국 조선소를 대상으로 100척이 넘는 컨버션(Conversion) 수요가 발생되고 있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탱커선 건조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를 대응할 능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중국 조선업은 숙련된 설계인력이 거의 없다. 한국의 비상장 조선업체들에서도 일부 탱커로의 교체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운임의 약세도 인도지연의 이유다. 선사들이 선박을 발주할 당시보다 운임은 내려갔으며, 지불한 선수금은 크지 않다. 한국의 Top tier yard에선 Eco-design이 검증된 선박의 인도가 계속되고 있다. Second tier yard에 발주했던 선박을 그대로 인도 받아가야 할 필요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Second tier yard에 발주했던 선박을 대상으로 성능개선을 위한 설계변경을 이유로 인도시기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Second tier yard에는 선사들이 요구한 설계변경을 수용할 수 있는 숙련된 설계인력이 충분치 않다는데 있다. 주로 중국 조선소들이 이에 대한 피해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선사들이 인도지연 요청에 대한 의도가 무엇인지 우리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이유가 무엇이든 조선소들이 설계변경을 수용해 줄 능력이 낮은 수준이라면 인도지연 요청으로 인해 건조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선박 발주수요는 Top tier yard로 압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누적으로 상선을 1척이라도 수주한 조선소의 수는 줄고 있다. 1월 20개, 2월 19개, 3월 21개, 4월 8개사 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선박 수주계약을 체결한 조선소의 수는 대폭 줄어들었다고 하나금융투자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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